
14개월이 되면서 든이는 이제 떼도 부릴 줄 아는 아이가 되었다.
걷기 전에는 항상 안아서 데려가면 떼를 부릴 상황을 무사히 넘어가곤 했는데 혼자 잘 걷게 되면서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자기 주장이 아주 강해져서 한번씩 이렇게 땅바닥에 누워버리곤 한다. 이 때는 졸려서 잠투정 한다고 안아주는 것도, 걷는 것도, 유모차도 모두 거부하고 저렇게 드러누웠다 마트 한 가운데서. 언제 이렇게 컸니 진짜. 이럴 때마다 당황스러우면서도 귀여워서 웃음이 난다ㅠㅠ 단호하게 들쳐업고 나오긴 했지만
아무튼 무럭무럭 커가는 든이는 하루에 한 번은 꼭 카페를 간다.
카페를 좋아하는 엄마 때문에 벌써 카페에서 마시는 우유의 맛을 알아버렸다. 우리의 고정메뉴 나는 아이스오트라떼, 든이는 베이비치노 .
호주 카페에는 베이비치노라는 메뉴가 있다. 베이비치노는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카푸치노럼 컵에 담아 마쉬멜로와 함께 제공이 된다. (위에 초코파우더도 뿌려준다.)
든이는 초코파우더와 마쉬멜로 없이 마시는데 참 좋아한다. 집에서도 우유를 잘 먹기는 하지만 카페에서 시켜주면 앉은 자리에서 원샷이다.
우유와 함께 주로 떡이나 빵 또는 과자를 곁들여 먹는다. 처음에는 너무 달고, 밀가루가 많아서 자극적일거 같아서 약간의 죄책감도 들었다. 뭔가 간식도 건강한 음식으로 줘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거 같아서. 그치만 정말 한국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모든 걸 강제로 오픈 당한 뒤, 나도 마음을 좀 내려놓게 되었고, 한번 씩 찾아오는 음식거부 때문에 그냥 편히 주고 있다. 진짜 주기적으로 밥을 강력하게 거부할 때가 오는데 그때는 이런 간식이라도 먹어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1. 든이의 단골 카페 시루.
든이가 백설기에 빠져서 집 앞에 있는 떡카페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시루라는 곳인데, 떡집에서 운영하는 카페다. 나도 떡을 좋아해서 나는 꿀떡을 먹고 든이는 하얀 백설기를 주로 먹는다.
커피도 맛있고 든이도 우유를 잘 먹는거보니 베이비치노도 맛있는 곳이다. 이상하게 빵도 좋지만 떡은 안질린다. 호바트에 있을 땐 떡 먹기 힘들었는데 신선한 떡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한 요즘이다.
오늘 다녀왔고 내일도 아마 또 갈 것 같다. 이제 근처만 가도 든이가 알아서 들어가려고 한다.(ㅋㅋㅋ 기억력도 좋네)


2. 든이의 단골 카페 옐로스테이지.
집 앞에 케이크가 맛있는 카페인데, 든이는 이 곳의 베이비치노를 제일 좋아한다. 여기서 마시면 두 잔도 마신다. 다른 곳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곳 우유가 제일 입맛에 맞나보다. 보통 일반카페를 가면 베이비치노와 함께 크로아상을 시켜주거나 준비해간 고구마말랭이를 함께 주는 편이다. 요즘 고구마 간식을 떡 다음으로 제일 많이 먹는다.
크로아상은 잘먹을 땐 잘먹는데 안 먹을 때는 장난만치고 안 먹는다.
든이가 클수록 마음의 여유는 없지만 카페에 다니는 재미가 더더더 생겼다. 원래도 좋아했는데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 눈이 땡그래지는 든이를 보는게 너무너무 귀엽다. 든이도 좋아해주니 좋다. ㅋㅋㅋ나는 하루에도 여러번 카페에 가는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든이도 이제 한자리 할 수 있어서 든이 핑계로 더 자주 가게 되서 좋다. 사실 오붓하게 무언갈 같이 마시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든이가 간식에 집중하는 그 잠깐 몇 분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다. 본인의 배가 차고 원하는 것을 이루면 난리를 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나중에 커서 엄마와 함께 카페를 다녔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난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사실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무언갈 한 기억이 별로 없어서 종종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든이게 만큼은 그런 느낌을 들게 하고 싶지 않다.
꼭 특별한 경험이 아니어도 이렇게 같이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가 좋아하는 음료 한잔 씩 마시는 것, 이렇게 소소한 추억들이 이 아이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였으면 좋겠다.
든이가 자랄수록 든이에게 엄마 아빠가 전부인 시간이 점점 줄어들걸 알기에, 지금을 소중히 충만히 온전히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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