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주 육아 이야기

든이 낙상사고를 겪다.( 아이가 떨어졌을 때, 머리로 넘어졌을 때, 어부바하다 떨어졌을 때)

1. 든이 떨어지다.

 

지난 주 토요일, 든이가 낙상사고를 겪었다. 아기띠로 어부바를 하면서 이유식을 만들고 있었다. 낮잠을 안자는 든이를 재우기 위해서였다. 든이는 자기 싫어서 엄청 발버둥 쳤고 그 결과 그대로 주방 타일 바닥에 머리로 쿵 떨어졌다.

1,2,3초가 지난 후 든이는 울기 시작했고 나도 울기 시작했다. 처음엔 놀랐는지 엄청 울다가 진정이 되니 울지 않고 평소와 같이 놀기 시작했다. 머리 뒤통수는 빨개 졌고, 만지면 아파했다. 너무 놀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머리 속이 하얘졌다.  토요일이라 gp는 열지 않아 일단 로얄호바트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처치 해야하는지 상담을 받았다. 두 번을 통화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떨어졌는지, 떨어진 후 증상 들에 대해 물어 보았다. 간호사와 두번째 통화에서 지금 당장 의사를 보러가라는 말에 일하던 남편을 불러 응급실로 달려갔다.

 

2. 아이가 떨어졌을 때 봐야할 증상들

응급실에 도착하면 먼저 간호사를 만나게 되는데, 간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 든이가 보인 모습들을 보더니 다행히 마일드한 것 같다고 집에 돌아가도 좋고 만약 4시간 안에 종이에 나와있는 증상들이 나오면 즉시 응급실로 돌아오라고 했다.

* 과도한 졸음, 무의식, 구토, 극심한 머리통증, 현기증, 경련, 발작, 일상적이지 않은 행동, 일어나기 어려움, 팔다리가 약해짐, 걷기 힘듦, 분명하지 않은 말투, 귀나 코에서 나오는 출혈 또는 분비물, 또렷하지 않은 시야.

 

이든은 본인이 스스로 두통을 느끼는지 어떤지 표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증상을 체크해보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일단 크게 출혈이 없었고, 눈동자도 잘 따라왔고, 평소처럼 잘 기어다녔고, 구토반응도 없고, 피가 나오지도 않았다. 낙상 직후에는 울었지만, 그 뒤로 울지 않았고 평소와 같은 컨디션처럼 보였다.  그리고 떡뻥을 줘보았는데 역시 잘먹었고 토하거나 어떤 증상들이 없었다.

그리고 아이의 머리는 아직 뼈가 다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서 말랑말랑해서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혹이 나는게 안으로 다친게 아니라 겉으로 다쳤다는 좋은신호(다친건 정말 슬프지만)라고 한다. 사실 지금도 CT를 찍거나 의사를 보지 못해서 불안하긴 하지만 그 후로 아무 문제 없이 잘먹고 잘놀고 잘자고있어서 괜찮다고 다독이는 중이다. 

 

정말 별일이 없어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다. 아이가 다치는 순간, 정말 만약 이아이가 잘못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 다음주에 접종 때문에 GP를 만나게 되면 다시 한번 더 체크업을 받아 볼 생각이다.

 

아무튼 그 이후 나는 절대로 아기띠로 어부바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언가를 해야하면 그냥 힘들더라고 애기 잘 때 하고 있다.ㅠㅠ 다른 일 하느라 아이의 안전에 위험한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중이다.